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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생태와 함께할 마음이 있는 걸까?

Member's Essay/🌱 맑은마루

by 맑은마루 2022. 6. 1.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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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더 커진 혐오와 차별 - 사람끼리도 함께하지 못하는데 <코로나 사피엔스>는 가능할까?

 

자연을 함부로 건드린 대가를 처절하게 체감하기 시작했다. 지구 온난화로 열대 지방에 있는 박쥐가 온대 지방으로 올라오면서 박쥐가 지닌 코로나바이러스를 인간이 접촉하기 시작했다는, 생물학적 관점의 최재천 교수의 말은 앞 문장을 뒷받침한다. 명태가 안 잡히느니, 바나나를 한국에서 재배한다느니 하는 말은 인간에게 아무런 느낌을 주지 못했나 보다. 오존층이 뚫려 자외선이 내려오고, 미세먼지로 고통받고, 역대급 홍수와 가뭄, 불볕더위, 폭설이 나타나는데도 나에게 일어난 일이 아니니 내가 편한 대로 살고 싶은 마음을 버릴 수 없다.

 

그러니, “진짜 자연을 건드리지 않는 게 더 좋다는 계산을 할지도 모른다.”라는 최재천 교수의 기대는 헛된 꿈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환경과 생태를 중요시하는 것보다, 자연이건 생태계건 상관없이 내 욕망을 채우고 내가 잘살면 어떻게 하든 상관없다는 생각이 더 크다. 바이러스가 우리를 위협해도, 집값이 올라가는 게 더 중요하다. 전기를 편하게 쓴다면, 친환경 에너지를 늘리기 위해 원전을 짓지 않겠다는 정책도 손바닥 뒤집듯이 바꿀 수 있다.

 

나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소비가 미덕이라는 말을 무의식적으로 들으며 살아온 현대 사회에서는 “1년에 한 번씩 꼭 해외여행을 가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생태계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인간의 욕망을 추구하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럽다. ‘자연스럽지 않은데 말이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떠도는 말이지만, 여행의 쾌락이 성관계의 쾌락과 비슷하다고 하니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것이려나.

 

그런데 이런 무한한 욕망을 추구하는 원칙이 계속되는 한 생태 위기가 없어지지 않을 겁니다. 코로나19 위기도 누그러지지 않을 거고요. 현대문명의 가장 근간이 되는 이 원칙에 대해서 반성을 해야 합니다. 우리의 욕망에 우리 스스로 질서를 부여할 수는 없는 것인가. 무한한 욕망을 계속 무한하게 긍정해야 하는가. 이 문제에 대해서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홍기빈)`120~121`

 

지구의 다른 나라보다 우리나라가 더 생태계에 무디다. 포스코가 화력발전을 크게 추진하고 있어 해외 자금과 펀드 투자가 취소되거나 회수된다고 한다. 이미 유럽연합 등에서는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가 만들어지고, 정부는 이러한 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키오스크와 인공지능 등으로 일자리가 위협받자 키오스크나 로봇의 개발을 제한하고 점차 늘리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런 데도 아무런 손을 쓰지 않는 우리나라는 생태계는커녕,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조차 없다.

 

뭐든지 자유롭게 푸는 것이 좋다고 하는 세력에게 표를 몰아주는 대부분 사람들은 그 자유가 자원을 손에 쥐고 이기적인 행동을 하는 세력에게만 주어지는 자유라는 것을 모른다. 그러니 나도 모르게 힘들어지고, 남에게 인정받고자 나 스스로 투쟁하고 있다. 내 스스로조차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고, 무엇에 보람을 느끼고 행복한지 생각하지 않은 채 그저 남이 하는 대로 따라 하기 바쁘다.

 

*지위고하와 상관없이, 성공 여부를 막론하고 사람은 죽을 때 이런 후회를 합니다. “그 친구한테 더 잘할걸.”, “그 사람한테 더 잘해줄걸.” 이게 무슨 뜻이야 하면 보람이라는 건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 잘 지낸 흔적, 다른 사람과 공존한 삶의 흔적이란 얘기입니다. (김경일)*

 

돈을 더 못 벌어서, 지위가 낮아서 후회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라는 연구처럼, 우리는 살면서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는 분명하다. 나와 함께 지내는 이웃, 소외된 사람들, 그리고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생명이 살아있는 모두와 공존하는 삶. 그 삶이 더 보람 있고 의미 있다는 것을 느껴야 한다. 다른 존재에 관한 관심과 공존을 멀리할수록, 나의 삶도 똑같이 어려워진다. 다른 사람과 공존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 미래 세대가 꼭 배워야 할 교육 중의 하나인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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